나는 이번 여행을 떠날 때 아무 계획 없이 무계획으로 여행을 떠난 것이기 때문에 정~말 숙소도 잡지 않고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.
물론 정말 잘 곳을 못 구할 경우에 텐트라고 치고 자야 하기 때문에 버너, 냄비, 물, 가스버너, 부탄가스, 라면 등을 구비해놓았다. 음.. 물론 정~말 숙소를 못 구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캠핑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여기까지는 TMI였고 나는 해가 질 때쯤 느지막이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. 무계획 여행 중의 나의 계획은 일단 절약이다.
여기저기 웹서핑을 통해 물색하던 중 평도 좋고 가격도 나름 괜찮은 게하를 발견했다.
이름하여 다락방 게스트하우스 화암사라는 곳 근처에 있어서 다음날 화암사로 바로 떠나면 되겠다 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전화를 걸어 주인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.
[대략의 통화내용]
(뚜르르) 나: 혹시... 남자방 1명 도미토리 실 자리 예약 가능할까요?? 집주인: 아 네 가능합니다. 나: 그러면 제가 지금 하동에서 넘어가서 8시쯤 도착할 것 같은데 괜찮으실까요? 집주인: 제가 지금은 밖인데 가능합니다. 나:그러면 정~말 죄송한데 제가 사정이 좀 안 좋아서 현금으로 계산할 테니 비용을 조금 깎을 수 있을까요?
집주인: 아하하.. 얼마나 안 좋으시길래 일단 오십시오! 그 부분은 얼굴 보고 이야기하시죠! 나:네 알겠습니다. 감사합니다!
대략 이런 스토리로 저는 게스트하우스 비용을 조금 절감하게 된다ㅎㅎ 캐꿀팁(중간중간 너털웃음 지어주는 게 포인트)
비수기고 평일이라 아마 손님도 없을 것이고 집주인 입장에서도 그렇게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게 딱 맞아떨어진 상황이었다.
월요일당일 예약이었고 내 방의 투숙객은 나 혼자 뿐이었다.
혼자서 6인실의 방을 사용하니 먼가 내가 생각했던 시끌벅적한 게스트하우스는 아니었다.
그렇게 내 생애 첫 게스트하우스에 입성하게 된다.
짜자안~
<6인 도미토리>
방 컨디션도 그렇고 약간은 투박하면서도 그 투박한 맛이 매력 있는 그런 숙소였다.
얼핏 오기 전에 리뷰에서 차 시음한다는 걸 듣기는 했는데
도착하자마자 티타임을 가지러 올라갔다ㅋㅋㅋㅋㅋ
아 여기서 또 썰이 있는데.. 잠깐 풀고 넘어가겠다.
느지막이 도착해서 비용 지불하고 쉴틈도 없이 바~~ 로 2층의 다락방으로 올라갔다.
그곳은 정말 신비한 곳이었다.
중년의 부부, 술 취한 스님, 집주인, 나 이렇게 5명이서 티타임을 가지기 시작했다.
나는 그곳에서 난생처음으로 차를 한자리에서 20잔 가까이를 마신 것 같다.
스님분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정~말 거짓 없이 스님도 다 같은 스님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.
술에 취해 나에게 네가 오늘 마신 차 값이 숙박비보다 비싸고 108배 한번 하고 마셔야 할 정도로 비싼 차다라고 하셨다. 알고 보니 정말 스님께서 즐기는 비싼 차를 나눠주신 것이었다ㅎㅎ
감사합니다!! 덕분에 정말 잘 마셨고 즐거웠습니다 스님!
이것이 그 비싼 차라고 한다. 나는 차에 대해 잘 모르지만 왼쪽의 검은색 차가 정말 비싼 차라고 하셨다.
이 기계를 이용하여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
이곳에서 차를 내려 주신다.
다락방의 1층은 이렇게 각종 음향기기로 가득하다ㅎㅎ 신기한 게 정말 많은 공간이다.
책, 레코드판, 테이프, 붓, 먹 등등 정말 많은 물건들이 있다.
아침에도 저녁에도 이 게스트 하우스는 기분 좋게 하는 음악으로 가득 찬다.
그렇게 이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2층의 다락방이 나오게 된다.
2층도 1층같이 책이 정말 많다. 여러 방면으로 박학다식하신 분이라고 느껴진다. 집주인분 인상은 정말 인자하신 삼촌 느낌이다. 그래서 이곳에 오면 삼촌집에 온듯한 푸근함이 맴돈다.
이 게스트하우스에는 정말 하나하나 볼 것이 많다.
너무 많아서 들여다볼 염두도 안 날 만큼 많다!!
아마 내가 일찍이 게하에 왔다면 이곳저곳 쑤셔봤을 것 같다ㅠㅠ
다음에 구례에 간다면 그때는 집주인 아저씨와 다시 깊은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ㅎㅎ
아침에 간다고 인사드리러 갔더니 아침에도 차 시음을 하시는 중이었고 어제 만난 스님도 계셨고 여자분 한분도 오셨었다.
끝까지 나를 배웅해 주셨고 그게 너무 감사했다. 어디로 갈 거냐 물어보셔서 남원으로 갈 거라고 말씀드리니